민주공화국은 시민 참여를 기반으로 한 민주적 절차와 공동체의 사회적 합의가 전제다
지난 2년간 세계시민들은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상황을 겪으면서 이른바 전통적인 민주주의 선진국이라던 미국, 영국 등 주요 국가들이 보여준 영미식 민주주의의 한계를 똑똑히 보았습니다. 반면에 한국사회가 보여준 시민들의 참여와 공동체 의식은 전 세계 시민들에게 민주주의의 모범사례로 각인되었습니다. 식민지에서 해방된 나라에서 제헌헌법에 담고자 했던 민주공화국의 헌법적 가치는 70여년이 지난 오늘날 전 세계적인 위기에서 그 빛을 발하며 세계시민들에게 한국 시민사회의 저력을 유감없이 보여주었습니다
지구촌 선진 민주국가들에서 시민사회 활성화와 협치는 민주주의의 토대이자 목표이다
민주국가의 제도적 성취도를 연구해 온 세계 석학들은 너나 할 것 없이 한 국가의 민주주의를 이루는 토대는 시민사회가 구축해 온 사회적 자본이며, ‘시민사회 활성화’야말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함께 추구해야 할 공동목표임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이런 세계사적인 흐름을 모르지 않을 윤석열 정부가 시민사회 활성화에 역행하는 정책을 강행하는 것은 근시안적인 당리당략에서 벗어나지 못한 정부여당의 자가당착이자 패착입니다.
민주시민들의 피와 눈물로 성장해 온 한국사회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독선을 중단하라
윤석열 대통령은 대통령 취임식에서 ‘자유’란 단어를 35차례 언급했습니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기반으로 국정을 이끌어가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윤석열정부는 자유민주주의의 기본가치를 훼손하고 있습니다. 윤석열정부에서 오히려 법치주의와 삼권분립이라는 자유민주주의 기본가치가 철저히 망가지고 있습니다. 권력에 대한 견제와 균형을 요구한 헌법의 가치조차도 검찰출신 법률기술자들 농간에 무참히 도륙당하고 있습니다.
우리 수원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윤석열정부에 다시한번 요구합니다!
지금 한국사회 민주주의를 질식시키고 있는 모든 독선과 독재의 정치를 중단하십시오. 지금 멈추지 않는다면 이 땅 민주시민들의 더 큰 분노와 강력한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각고의 세월을 거치며 피와 눈물로 일궈온 한국 사회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정부여당의 그 어떤 반민주적 정치행태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
윤석열 정부의 시민사회 활성화와 공익활동 증진을 위한 대통령령 폐지를 즉각 중단하라!
지난 9월 1일, 국무총리비서실(총리비서실)에서 ‘행정기관 소속 위원회의 효율적 운영’을 이유로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장들과 장·차관급 중앙행정기관장 등에 「시민사회 활성화와 공익활동 증진에 관한 규정(이하, 대통령령) 폐지령안 의견 조회」 공문을 보내고, 7일 뒤늦게 입법예고를 했다.
이 대통령령은 2003년 노무현 정부 시절 국무총리실 산하 자문기구인 시민사회(발전)위원회 설치를 위한 국무총리령으로부터 시작했고,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도 존속, 운영되었다. 그리고 2020년 5월 문재인 정부에 이르러 시민사회 활성화 및 공익활동 증진을 위한 기본계획 및 시행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심의하는 시민사회위원회 설치, 관계기관의 장의 실적보고 및 평가 등의 민관협력적 거버넌스를 실행하기 위한 대통령령으로 확대, 재편되었다.
이번 대통령령 폐지는 그 이유와 절차에서 심히 부당하다.
정부(국무총리실)는 대통령령 폐지 사유로 ‘행정기관 소속 위원회를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하여’라고 적시하고 있다. 대통령령에 근거하여 설치된 시민사회위원회는 정부의 유일한 시민사회 관련 총괄위원회로 다른 위원회와 전혀 중복적이지 않는다는 점, 현재 시민사회 활성화와 공익활동 증진에 관한 기본계획 및 시행계획을 수립하여 시행 중이라는 점, 시민사회 조사 및 연구 활성화를 위해 시민사회 연구기관을 지정하고 광역 시ㆍ도로 하여금 관련 조례를 제정하여 시ㆍ도 계획의 수립하는 등 많은 성과를 낸 만큼 위원회 조정, 통폐합 사유에 부합하지 않는다.
또한 절차적인 면에서도 기존의 시민사회위원회의 논의도 없이 국무총리실은 일방적으로 ‘관계 기관 의견회신기간 단축 및 입법예고기간 단축’을 요청하면서 관련 부처 및 광역시·도에 ‘기일까지 회신이 없는 경우엔 이견이 없는 것으로 간주해 처리하겠다’라는 비공개 공문을 보냈다. 대통령령이 통상적인 입법예고 기간을 줄일만큼 ‘긴급’하게, 시민사회와의 공론절차도 없이 일방적으로 ‘비공개’로 처리할 사안이 아님에도 이러한 절차를 밟으려고 했다는 것은 폐지를 결정하고 수순을 밟고 있다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우리가 우려하는 것은 대통령령 폐지문제가 단순히 하나의 법령을 폐지하는 문제에 국한하지 않기 때문이다.
근본적으로는 윤석렬 정부가 시민사회의 자율성 · 다양성 · 독립성과 공익성 등의 가치를 존중해 국정을 위한 소통과 협력 대상으로 인식하기보다 '정권 유지'라는 협소한 시각에 갇혀 시민사회와 시민사회단체를 길들이고 위축시키려는 의도라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시민사회위원회는 진보와 보수를 넘어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정부 등 모든 정부에서 시민사회를 전략적 파트너이자 협력자로 인식하여 유지시켜 온 민관협력 거버넌스 기구이다. 그리고 국가가 직접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여러 사회현안과 갈등문제 등을 해결할 수 있도록 시민사회와의 관계형성 및 기반을 만들고, 이를 통해 시민들의 민주적인 역량 강화와 사회통합의 확대에 기여해 왔다.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이번 시민사회위원회를 없애는 대통령령을 폐지하려는 의도는 시민사회와 단절하고 시민사회 활성화 정책을 폐기하겠다고 선언한 것과 다르지 않다.
더구나 더 심각한 것은 이 대통령령에 연동하여 경기도를 비롯한 전국의 광역 및 기초 지방자치단체에서 시민사회위원회를 구성하고 중간지원조직 설치와 각종 지원 및 협력 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점이다.
경기도 역시 ‘경기도 시민사회 활성화와 공익활동 증진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시민사회활성화위원회를 구성하여 운영하고 있다. 또한 이 조례에 근거하여 내년부터 시행될 ‘경기도 시민사회 활성화와 공익활동 증진을 위한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기초연구’가 처음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경기도와 12개 시·군에서도 시민사회 활성화 조례가 제정되어 운영되고 있어 이 대통령령이 폐지될 경우 시민사회가 위축될 것이 명확관화하기 때문이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경기도지사 출마에서 취임 이후에도 일관되게 시민사회와의 협치를 강조해 왔고, 인수위원회 보고서에서도 민관협치를 위한 실행계획을 제시하는 등 시민사회의 역할을 강조하고 민관협치 강화를 천명해 왔다. 우리는 경기도가 이번 대통령령 폐지에 대한 반대입장을 명확히 밝힐 것을 요구한다. 오히려 경기도의 지역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도정운영의 파트너로 시민사회와의 협력방안과 비전을 적극적으로 제시할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
시민사회와 정부의 거버넌스와 시민참여를 통한 정책 결정 및 행정 과정은 이제 현대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핵심 요소 중 하나다. 더구나 코로나19 등 전염병 대유행, 기후위기, 인구절벽, 지역소멸 및 갈등문제 등 국내외적으로도 '전환의 시대'를 맞고 있다. 중앙과 지방정부가 시민사회와 소통과 협력을 하지 않는다면, 시대적 과제들의 대안을 찾아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다시한번 명심하여야 할 것이다.
1. 윤석렬 정부의 시민사회 활성화와 공익활동 증진을 위한 대통령령 폐지를 즉각 중단하라!
2. 경기도는 대통령령 폐지의 부당성을 밝히고 반대입장을 분명히 전달하라!
3.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민선8기 민관협치 강화와 시민사회 활성화를 위한 비전을 적극 제시하라!
2022년 9월 14일
경기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수원시민사회단체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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