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27일 토요일 저녁7시 수원역 문화광장에서 병마와 가난 때문에 죽음을 선택한 수원세모녀의 넋을 기리는 시민추모제가 열렸다.
2014년 2월 이른바 '송파세모녀 사건' 이후 정치권은 '송파세모녀법'을 입법화하며 복지의 사각지대를 없애겠다고 나섰다. 하지만 여전히 생계급여와 의료급여의 부양의무자 기준이 폐지되지 않은 채 가난은 온전히 가족의 의무로만 남아 있다. 우리 사회 한 켠에는 여전히 가난을 증명하기 어려워서 병마와 가난을 이유로 또다시 죽음을 선택할 지도 모르는 위기가정들이 힘겨운 삶을 이어나가고 있다.
언제까지 우리는 가난이 스스로의 문제일 뿐이라고 말할 것인가. 대한민국에 태어나 자연이 부여한 자신의 생명을 다하고 하늘의 별이 되는 것이 그토록 불가능한 일인가. 왜 우리는 '송파세모녀'와 '수원세모녀'의 죽음을 자살이 아니라 사회적 타살이라고 얘기할 수 밖에 없는가. 돈과 권력을 가진 자들은 늘 말한다. 가난은 자신의 능력이 부족해서 얻은 결과라고. 그동안 우리 모두는 이렇게 권력과 자본에 세뇌 당한 채 한국사회가 강요하는 '능력주의'의 심각한 폭력에 무방비로 당해온 것은 아닌가.
이제 더 이상 가난을 혼자서만 짊어져야 할 의무라고 치부하지 말자. 이 땅에 태어나서 살아가는 모든 시민들은 헌법에 보장된 주권자다. 국가와 사회에 대해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기본권을 보장하라고 당당하게 요구해야 한다. 그래야만 대한민국은 명실상부한 민주공화국이 될 수 있다. 스스로 다짐하자. 더 이상 안타까운 죽음이 이어지지 않도록 주권자인 시민들이 연대하고 협력해 나가자. 우리 시민들의 연대와 협력만이 취약한 사회 안전망을 더 촘촘하고 단단하게 엮어나갈 확실한 동력이다.
정말 죄송합니다
희망을 망가트리는 세포, 지독한 병마와 싸우느라
가난이라는 죄를 짓게 되었습니다
장애라는 모래주머니를 달고 인생의 가파른 길 오르느라 빈곤함에 쪼달리는 죄를 짓게 되었습니다
그 죄가 생사를 가르는 것인 줄 몰랐습니다
왜 하늘을 보지 않았냐구요?
세평짜리 절망의 방에 장애와 병마와 함께 유치되어 가난해진 파란 하늘을 볼 수가 없었습니다
바람이 가끔 문밖을 불어갔지만 비를 머금은 먹구름 뿐이었고 눈물도 없이 세찬비만 여름내내 조마한 가슴을 적셨습니다
한번도 가난해 본 적 없는 세상처럼
거리에 불빛이 요란하지만
그곳에는 나의 어린 가난과 장애가 쉴 둥지가 없었습니다
장애와 병마와 가난이라는 누명을 벗지 못한 채 하늘로 가게 돼 정말 미안합니다
그래도 이제는 저 절망의 유치장에서 해방되어 파란 하늘을 보게 된 것이 그나마 다행입니다
그래도 한 가지 바램이 있다면
장애와 질병으로 가난해진 .사람이 죄인으로 내팽겨쳐지지 않는 세상이길 바랍니다, 제발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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